소식

심사평

2019.06.10 18:13 조회 수 : 829

 

선정작 발표와 함께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9월 28일 한국SF컨벤션에 발간될 예정이었던 SF무크지의 발간이 내년 3월로 미뤄졌습니다. 대신 SF시리즈를 야심차게 출간하고 있는 알마 출판사와 함께 더욱 탄탄하고 내실있는 잡지를 발간하오자 하오니 기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선정작들은 9월 28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열리는 한국 SF 컨벤션에서 시상식을 할 예정이고 3월에 발간할 잡지에 우수작이 발표가 될 예정입니다.

 

선정작과 우수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정작 총 3편

 

 

SF 시 부문

동기화 – 강지우

: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전기신호 동기화로 연결.

 

 

SF초단편 부문

1. 로봇 라이터 클럽 – 박을진 (우수작)

: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해체하고 재생산하고 다시 소비하는 과정을 독특하게 그려냄.

 

2. 구름, 저 하늘 위에 - 김달영

: 구름이 의식체라는 상상에서 시작하여 인간을 놀리는 짖궂은 결말.

 

 

 

<본심평>

 

윤여경, 2019 한국 SF 컨벤션 조직위원장

 

SF문학 장르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요소라서 장편 못지않게 단편이 큰 역할을 하는 장르이다. 그보다 더 짧고 함축적인 SF시는 어떨까?

 

2017년 전세계 SF관계자 8000여명이 모인 핀란드 월드콘(세계SF컨벤션)의 한 강의실에서 선보인 SF시 낭독회는 신선한 시도였다. 그 기획에 매료되어 2019년 SF시 공모전을 열게 되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SF시 공모전일 것이다.

 

며칠 전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탈 허프(SF 연구가, 월드콘 조직위원)은 한국SF연대기를 작성하려고 조사하던 중에 한국의 SF시를 발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가 읽은 시는 다음과 같다.

 

‘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사전)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읽게 되는 단편, 이상의 ‘날개’의 일부분이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서 무력한 지식인의 반성을 다룬 단편의 결말이었지만 그 부분만 떼서 보면 SF시로 읽힐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신기한 경험이 되었다. 만약 이상 작가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SF시를 쓸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SF와 시라는 결합을 시도하면서 우려가 많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들어왔다. 시의 장르적 속성인 함축성이 SF라는 장르의 자칫 현학적이거나 어려울 수 있는 과학기술과 만나서 더 독해가 어려울 수 있는 지점이 있었는데 이 점을 극복한 작품이 있었다. 이렇게 새로운 장르라서 장르해석이 불충분한 작품들도 있었고, 그중 가장 독해가 명료하게 다가왔던 작품들이 본심작으로 올라왔다.

 

차이와 그에 따른 차별이라는 인간사회의 한계를 ‘동기화’라는 과학이론을 넣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매력적으로 형상화한 강지우의 ‘동기화’를 당선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SF시라는 장르를 열어줄 새로운 작품의 등장을 환영하며 작가의 도약을 빌어본다.

 

SF초단편 공모전도 국내에서는 처음이니 만큼 우려가 있었으나 기우였다.

초단편 SF영화 등 2차 저작물에서 방송될 만한 대중적이고 서사가 강한 작품들은 많지 않았지만

 

생명체인 구름이 인간과 언어로 소통한다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작품인 ‘구름, 저 하늘위에’와

 

‘무수한 오독에도 사이는 동요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드러나듯 인공지능 작가와 관련된 과학기술의 미래에 통찰력을 보인 ‘로봇 라이터 클럽’을 당선작으로 올린다.

 

 

 

 

 

예심심사위원

 

 

말로만 듣던 SF시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던 강지우의 ‘동기화’는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전기신호 동기화로 연결한 부분이 좋았고 따뜻했다. 박을진의 ‘로봇 라이터 클럽’은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해체하고 재생산하고 다시 소비하는 과정을 독특하게 그려냈다. 김달영의 ‘구름, 저 하늘 위에는’ 구름이 의식체라는 상상에서 시작하여 인간을 놀리는 짖궂음까지 그리는 결말이 위트있었다.

 

에디루크렘의 부활

: 원고지 35매 분량으로 원고지 13매 이내 기준에 맞지 않음.

: 에디루크렘을 왜 살리게 되었고, 어떻게 살렸고, 살려서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순서대로 구성 하다보니 기준에 맞지 않게 분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임.

 

교환

: 섹스와 외도가 주요 사건과 해결을 관통하는 코드로 쓰이고 있는 점들이, 달 착륙 50주년 기념으로 달을 뜻하는 여성 이미지의 2019 컨벤션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고려할 때, 선정 기준과 방향에 맞지 않다고 판단함.

: 이동 2시간 안에 죽어야 하는 설정은 아내를 죽이기 위해 필요한 장치로서의 의미가 더 크고, 또한 죽음을 이겨낸 세계관의 상식에는 (2시간의 시간제한이) 맞지 않다.

 

간호사

: 원고지 17매로 13매 이내 기준에 맞지 않음

: 초단편 특유의 강력한 위트나 참신함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알고보니 로봇이었다’ 라는 결말이 아쉽다.

 

블랙홀

: 원고지 매수 26장으로 지원기준에 맞지 않음

: 무한루프처럼 전개되는 ‘나’의 경험이 (블랙홀 기준으로) 시간 순차적으로 구성되어서 결말이 쉽게 예상되는 지점들이 아쉽다.

 

그날 우리가 본 고래는 죽었다.

: 로봇과 윤지의 관계가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각 캐릭터들이(그들의 욕망들…) 날카롭게 드러나지 않아 묻힌 것 같고 그래서 이야기의 전개가 결말로 잘 결합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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